반응형

어제 예전 박사과정 때 알게 된 지인과 우연히 연락이 닿았다. 잠시 그때로 돌아갔다. 박사과정 간 초기에는 적응하느라 정신을 못 차렸지만, 곧 졸업과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걱정으로 아주 조그마한 정보도 얻을까 싶어 학회에서 유명한 교수의 꽁무니를 쫓아서 어떻게든 말 한번 붙여보려고 하거나, 다른 박사과정 생들과 동병상련의 마음을 공유하며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알게 되기도 하고 상황이 상황인지라 마치 전장의 동료처럼 친해지기 마련이다. 그분도 그렇게 알게 된 분 중에 한 분이었다.

 

반가운 소식 가운데 본인이 학자감인지 고민이 있었다며, 지금은 한국에서 업계에서 일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자감...

 

이 단어는 사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상당히 많은 박사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 가지는 고민 중에 하나이다. 물론 그 단어 자체에 박사과정이나 앞으로 연구자로서의 삶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 걱정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군대를 갔다 왔다면 조금 늦은 나이이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인생의 젊은 나날들을 도서관에 갇혀서 책에 묻혀서 살아야 하기에 그런 고민을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학자감인가?

 

사전에 따르면 학자는 "학문에 통달하거나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어릴 적부터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가 "공부 다했냐?" 하는 부모님의 끊임없는 질문에 어느 날 "예!"라고 하면 "어떻게 공부를 다하냐?"며 되물어 보는 아버지의 말씀에 왠지 억울하기도 하고, 왜 나는 열심히 했는데 안 알아주시는 거냐며 속상해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트라우마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가 자라오면서 들었던 공자, 맹자의 사상가 들이나 칸트, 소크라테스, 플라톤과 같은 위대한 철학자(학문가) 들 때문인지? 공부, 학문이라는 건 무엇인가 대단한 것인 것 같고, 무형의 그것이지만 왠지 나를 주눅 들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한국사회가 공부로 학생을 줄 세우고 공부를 잘하면 뭔가 면제부를 받는 듯한 분위기 때문인지,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무엇인가 엄청난 '무형의 룰' 혹은 '무엇의 그것'임은 분명한 것 같다. 사실 그것 때문에 한국이 작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유학생을 미국으로 보내는 이유 이리라 생각한다. 

 

사람마다 저마다 다른 기준이 있고 이런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이 있지만, 나의 경우를 이야기해보자면,

 

07701.tistory.com/category/한국교수%2C%20미국교수%20되기 에서도 이미 충분히 이야기를 했지만, 못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동네에서 소문날 만큼 공부를 잘하여 모든 학부모들의 입에 오를만한 학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학부를 마칠 때 즈음만 하더라도 더 이상 공부는 안 한다고 마음먹을 정도였으니, 대략 어떤 상황일지 독자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학자의 길을 가야겠다'라고 마음먹고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는 건 공부와 학문이라기보다는 그 직업이 가지는 특성 때문이었는데, 어릴 적부터 내가 좋아하는 책 읽는 게 좋았고, 호기심이 있는 편이었던 것 같고, 어른이 되어서는 돈 적당히 벌면서 일 년에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게 어디 있어!!)라는 생각을 하다 교수라는 직업을 알게 된 덕분이다.

 

물론 박사과정을 하면서 '나는 학자 감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 해본 건 아니다. 박사과정에 입학을 하면 큰 산을 넘은 것 같지만, 사실 그 뒤에 에베레스트 산을 마주하기 이전에 동네 뒷동산을 넘었을 뿐인데도, 어깨에 잔뜩 뽕이 들어가 미국 대학에 '나는 박사과정 유학생이야'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가득 찬 채 시작하기 때문인데. 곧 엄청난 대가들과 세계에서 난다 긴다 하는 공부 잘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 근거 없는 자신감은 온데간데없기 십상이다.

그 자괴감이 사실 꽤나 큰데, 그때마다 나는 나에게 이런 주문을 하였다. "뭐, 한국에서 직장 생활하는 친구들도 이 정도의 스트레스는 받잖아? 내가 돈은 못 벌지만 그래도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혹은 것을) 하고 있잖아?"라는 생각을 되뇌었다. 또 이런 말이 위안이 되는 게 박사과정을 하기 전에 다녔던 회사의 일들이 상당히 힘들고 누구를 위해서 일하는가 하는 질문을 수백 번도 더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평범한 능력에도 조금씩 조금씩 해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UNIST는 참 좋은 학교이다. 객관적으로도 주관적으로도 그렇다. 좋은 학생들과 소박하지만 예쁜 캠퍼스 열정 있는 젊은 교수들,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내가 그곳에 소속해 있다는 생각에 부담도 있었지만 뿌듯함으로 열심히 하기도 했었다. 다만, 연구에 대한 부담감이 큰 학교라 연구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고, 저널에서 리젝 레터를 받을 때마다 저 학자감인가? 하는 질문을 계속하게ㄹ 되고, 한국 특유의 스피디한 속도에 따라서 몰려오는 성과에 대한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지금 미국의 학교 역시 참 좋은 학교이다. 다만, UNIST와 성격이 다를 뿐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한국 사회를 그대로 담고 있는 대학이었다면, 이곳은 동네의 여유로움과 느린 속도처럼 완전히 정반대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년에 대한 부담(Tenure track 교수들은 Tenure를 받지 않으면 학교를 옮겨야 한다, 그 기준은 학교의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다르다)이 적고, 한국처럼 부수적인 일을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아직 미국을 잘 몰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한국에 있을 때에 비해서 나의 삶의 속도 또한 아주 많이 느려졌다. 그러면서 가족들과의 시간, 그동안 할 줄 몰랐던 집안일이라던지, 한국에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던 집안팎 관리 라던지 등등 새로운 것들을 매일매일 배우며 살고 있다.

 

물론 그러다 보니, 진짜 연구(혹은 공부)라고 생각하는 것 - 논문 쓰기, 학문분야 관련된 책 쓰기, 읽기 등등 -에 대한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지고 꽤 멀리 떠나온 것 같다. 그것이 초기 미국에 전혀 다른 분위기 도시와 학교에 왔을 때 꽤나 상실감을 주기도 했고, 지금도 완벽히 떨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연구(혹은 공부)라는 것이 꼭 전공 분야에 국한될 필요는 없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새가 어떻게 집을 짓고, 알을 까고, 새끼가 커가고 둥지를 떠나는지, 집에 전기가 나갔을 때는 어디를 체크해봐야 하고, 언제 씨앗을 뿌리고, 식물이 잘 자라는지, 등등 새로운 것에 대한 공부(혹은 연구)를 계속해나가고 있는 내 자신을 본다. 물론, 그리고 직업이 교수인지라 전공 분야에 대한 공부는 계속하지만 그 형태나 동기부여가 해야 해서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연스레 하고 싶어서 한다는 느낌과 새롭게 무엇인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고, 그 연장 선상에서 '조강의 4 cents'라는 팟캐스트도 진행을 하면서 매번 새로운 사람들과 소식을 가지고 고민하고 공부를 하고 연구 아이디어를 얻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생기면 연구를 천천히 진행해가고 있다.

 

나 역시 아직 진행하는 과정이고 한 획을 그은 대단한 학자가 아니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한국과는 완전히 다른 템포로 훨씬 더 길게 보고 돌을 하나하나 오랜 시간 올려 돌탑을 쌓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나도 좀 알아주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오늘도 이것저것 지식 방황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상이 달라서 그렇지 누구나 학자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게임이 궁금하고, 어떤 사람은 해외에서의 삶이 궁금하고, 어떤 사람은 연애를 잘 하는 방법이 궁금하고... 자신이 무엇인가에 궁금하거나 호기심이 있다면 그 자질은 다 있다고 생각한다. 학자감 이라는 부담스러운 단어가 아니라 '나는 이것이 궁금하고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가능성은 열려있고 또 할 수 있지 않을까?

 

반응형
반응형

당신은 "운동"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많이들 해야하는건 알고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백만가지가 넘어 일부 취미로 잘 정착한 독자를 제외하고는 아프거나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을거라 생각한다. 왜냐면, 아마 많은 분들의 기억에 야심차게 헬스장, 수영장, PT 클래스를 끊고 작심삼일로 한달 혹은 몇달치의 이용료를 날린 기억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혹은 기껏 찾아가서 트레드밀을 드라마 한편과 함께 조금 빠른 걷기에 놓고 40분~1시간을 걷고난 후, "아! 난 오늘도 열심히 운동했으니 오늘은 치킨을 한마리 시켜 먹어도 되겠다"며 자기 위안을 하거나, 무심코 돌린 TV 채널 홈쇼핑 광고에서 초콜렛 구릿빛의 가슴과 배 근육이 터질 듯한 숀리 아저씨가 나와서 저 분이 앉아도 안부러지려나 싶은 자전거 광고를 보곤 손의 치킨 기름을 채 닦아내기전 새끼 손가락으로 '그래도 리모콘엔 기름이 묻지 않았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볼륨을 높이며, 잠시 자신이 먹어치워 뼈만 소복히 남은 치킨박스 안 알루미늄 호일을 바라보며, '저 숀리바이크는 좁은 원룸에서도 안쓸때는 접어서 침대 구석에 놓아도 되겠네'라며 결제하고 있는 자신과 얼마후 덜마른 수건을 올려놓거나 퇴근후 아무것도 하기 싫어 자켓을 벗어던지며 멋지게 숀리바이크 위에 사뿐히 안착했을때 내가 산 것이 바이크인지 농구 골대인지 헷갈리는 순간의 기억이 누구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나 역시 그 사람중에 하나였고, 항상 마음먹은대로 운동을 했다면 지금은 숀리 저리가라 할만큼의 몸짱이 되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먼저 Full disclosure를 하자면, 필자는 지난 2019년 4월에 Peloton을 무리해서 지르고 ㅜ.ㅜ, 2019년 5월 7일에 감격적인 배송을 한 이후 오늘 기준 총 프로그램 이용은 685회, 자전거는 608회를 한 이용자이자, IPO 직후에 주식을 사서 지금은 아주 미미한 수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이기도 하다. 

 

2019년 5월 7일 배송된 Peloton

https://www.youtube.com/watch?v=84TahjxYdLs&feature=youtu.be&fbclid=IwAR18v7u6yYtqVdIbuSpWnTL2s7nVc9tN1Xzj5vZtHOx0dHQUXzFASdgGIic

페친들의 요구로 영상도 찍어 보았습니다.

그런 내가 Peloton에 대해서 글을 쓰기로 한 건, 도대체 어떻게 이 실내 자전거나 파는 (실제로 트레드밀도 판다) 기업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2019년 IPO(상장)하더니 글을 쓰고 있는 현재 2020년 6월 3일 그 회사의 시가총액은 한국돈으로 약 15조에 달한다($13.5 billion). 이는 한국기업의 시가총액과 비교하여 보면, 시가총액 기준 대략 19위인 KB금융(당일 기준 시총 16조, 참고로 20위는 기아자동차 14.9조원)과 비교될만한 기업이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스스로 알아보기 위함이다. (*물론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의 크기가 다르기에 바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과연 그 매력은 무엇인가?를 이 회사의 설립 및 성장 과정의 객관적 자료와 더불어 지난 1년 이상의 사용자로써 느끼는 주관적 느낌을 버무려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실직고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과연 필자가 누구인지.. 운동의 경우는 아주 매니악한 프로를 방불케하는 아마추어에서부터 운동에 ㅇ 도 싫어하는 분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이 글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을 했고, "당신 운동 좋아하니 일년넘게 펠로톤을 타고, 좋아한거 아니오!" 하실 분도 있으리라 생각해서 먼저 기준점을 잡고자 하는 바람에서 이다. 

 

일단 한마디로 스스로를 이야기 하자면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다."라고 평가를 하며 실제로 운동을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어릴적 아버지의 낚시길에서 야단을 맞으며 들었던 '물수제비'가 기억에서는 처음 뭔가 운동이라고 하는 것이었고, 아버지가 축구를 좋아해서 시골 작은 국민학교에서 방과후에 체육선생님과 축구를 몇번 연습했던 (경기도 못뛰어봤음) 정도라고 할 수 있어, 뭔가 본격적인 운동을 하거나 시합을 나가거나 한 건 없었지만, 어릴적 워낙 약해서 (지금 저를 아는 분들은 읭? 하실꺼다) 태권도 도장을 보내셨는데, 거기서 배운 여러가지 운동이 기반이 되어서 였던지 운동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몇몇 기억나는 에피소드로 국민학교 때는 좀 마르고 작았었는데 ('마른'부분은 돌아가고 싶다), 물수제비와 자갈돌 던지기에 익숙해져 있던 내가 울산으로 전학을 오고 한 처음 체력장에서 야구부 투수 다음으로 두번째로 던지기를 던져 "뭐야 이 사기캐릭은" "다시 던져봐" 했던 기억이 있고, 국민학교 2학년 때인가 운동회 달리기에서 2등을 손도장 받고 공책을 선물로 받았던 이후 서서히 내 인생에서 운동은 사라져 갔다. 

 

가끔 여름에 갔던 수영장에서의 개헤엄, 중학교 시절에는 쉬는시간 마다 축구 (담임선생님이 축구전공), 고등학교 시절에는 '슬램덩크'의 영향과 주변 친한 친구들이 당시 농구부여서 함께 농구를 즐기는 정도 였고 가끔 "재는 생각보다 빠르다(?)"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지만 뭘하나 아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두루 즐길 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대학에 들어와 지금은 Welli Hili Park으로 이름이 바뀐 현대 성우리조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배운 스노보드 (99~00 시즌)가 그나마 좀 탔다 했고, 나름 나의 영향을 받은 친구들도 몇몇 있을 정도로 탔던 정도 이다 (지금은 .. 뼈부러질까봐..). 

 

으와, 언제적이냐 SpaceX가 설립된 2002년 누구는 세계적 회사를 설립했는데 나는 촌스런 패션으로 보딩을.. (구글 포토 감사합니다.)

 대학생이 되고 부터, 가끔 헬스장을 등록을 하거나, 수영장 등록을 했었는데 지금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아픈 지갑과 같이 몇번가고 말고를 반복하는 삶이 연속이 되었고, 회사를 다니면서 골프를 좀 배우긴 했지만 (아마 처음으로 돈주고 배움) 여전히 취미를 못 붙이고 있고, 나이가 들어가며 늘어나는 체중에 PT를 끊어 다니기도 했지만, 물론 요요요!! (요요카세트..ㅜㅜ)

 

대략 이런 운동인생을 가지고 있는 필자이다. 그래도 스스로를 평가를 해보자면, 지구력이 약하고 (특히 달리기 마라톤은 쥐약) 그나마 근력을 이용하는 운동에서는 그나마 강점이 있고, 매년 건강검진을 하면 과체중을 찍으며 대한민국 평균적인 아저씨의 자랑스러운 D 몸매를 가지고 있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미국으로 이민을 오고 나서, 다행히 야식과는 자연스레 멀어지긴 했지만 (구할수가 없다) 그동안 한국에서 쌓은 술과 야식이 빠지지않았고, 그래서 미국에서 24시간 운영하는 Gym을 끊어서 조금이나마 운동을 하려 와이프와 1년 운동권을 할인해서 끊었지만, 아이들이 잠을 안자서, 밤에는 위험해서, 집에서 Gym까지 차로 25분이라서(편도), 비와서, 추워서, 더워서 등등 갈 이유는 한가지지만, 안가는 이유는 백가지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 계약이 거의 끝날 무렵 집에서 운동할 수는 없을까? 애들도 아직 어리고, Gym은 너무 먼데.. 라는 생각이 들었던 어느날 검색하면서 '와 이렇게 비싼 자전거가 있었네' '자전거도 비싼데 39불이나 이용료를 낸다고?' 라며 얘네들은 뭔데 라는 생각에 무심코 지나쳤던 브랜드가 있었는데, 친절한 Facebook은 내 검색기록을 잊지 않고 가끔 광고를 뿌려주었는데,

 

그 슬림하게 잘빠진 비싼 자전거가 계속 머릿속에 아른거리기 시작한다.

그때 스쳐지나간 한 문장 "이거 왠지 병신같은데 멋있어", 

 

그리고 Peloton은 친절하게 안내해준다. '우리자전거는 더럽게 비싸고, 너는 매달 이용료도 내야하지만' 우리는 친절하게 너의 지름을 위해서 무이자 할부를 해줄께... 어려 들어와..' 어느 순간 그 자전거를 풀패키지로 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클릭!' 지름신은 그렇게도 간단하게 내 빚 목록에 2500불에 가까운 자전거를 사뿐이 올려 놓고 가셨다.

 

아... 내 살.. 그리고 운동..

반응형
반응형

본 편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았지만, SpaceX 홈페이지에 가면 FALCON 9, FALCON HEAVY와 더불어 DRAGON 이라는 메뉴가 메인에 자리잡고 있다. 

 

SpaceX의 홈페이지 DRAGON (https://www.spacex.com/vehicles/dragon)

이 DRAGON project는 사람이나 화물을 우주로 운송하기 위한 기체를 의미하는데, Dragon 1은 화물을 위한 우주선이고, Dragon 2는 사람을 위한 우주선을 의미한다. 초기 FALCON 로켓을 개발하면서 당연히 화물이나 사람을 우주로 나르는 부분 (로켓은 발사를 담당하고, 탑재체를 실어 원하는 목적지로 데려가는 우주선 부분)도 개발이 필요한데, SpaceX는 2005년 인류를 우주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Dragon 개발을 암시하게 된다. 다음해인 2006년에 나사로 부터 사람과 화물을 ISS(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내는  회사로 SpaceX를 선정하게 된다. 이 계약을 바탕으로 Dragon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게 된다. 

 

FALCON 로켓과 마찬가지로 Dragon 역시 초기부터 재사용을 염두해 주고 개발을 하였다. 2010년 12월 8일 최초 상업발사를 하였으며, 이때 회수된 Dragon은 Hawthone의 SpaceX 본사에 들어가면 입구 Control center 옆 천장에 달려 있다. (Youtube 영상 등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다음 발사(2012년 5월 22일)때는 Dragon이 직접 ISS에 랑데뷰 하였으며 성공적으로 회수가 되었다. 그 이후 몇번의 발사에서 문제점을 수정하여 2014년 9월 21일에는 실제 살아있는 20마리의 쥐를 성공적으로 우주로 보내기도 하였다. 2017년 6월 3일에 최초로 회수된 Dragon 기체를 재활용하였고 2020년까지 9번 재발사를 성공시켰음 (같은 기체로 세번째 발사함)

 

유인우주선인 Dragon 2의 경우는 2015년에 Pad Abort Test를 수행하고 (Uncrewed),www.youtube.com/watch?v=1_FXVjf46T8

 

2019년 3월 2일 Crew Dragon Demo 1 시험발사 (Uncrewed) www.youtube.com/watch?v=2ZL0tbOZYhE

 

2020년 1월 19일 Crew Dragon Launch Escape Demo (Uncrewed) www.youtube.com/watch?v=mhrkdHshb3E

* 일부러 발사체를 폭발시킴

 

유인 Dragon 프로젝트를 위해서 SpaceX는 우주인들이 입는 우주복의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하고 또한 우주선의 내부디자인과 조정패널을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 하였음. 이는 아마도 일반인들이 보다 아주 오랜기간 전문적인 트레이닝 (과거 아폴로 처럼)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월하게 우주선을 조정하게 하기 위함으로 보이며, 이것은 앞으로 일반인들의 우주로의 여행 및 화성 비행에 필수적인 요소로 생각된다.

(여기까지 생각한 것을 보면 소름 돋게 만든다)

 

2017년 SpaceX를 방문했을 당시에 본사 한쪽 구석에 방문객들이 못들어가는 곳이 있었는데 (사실 더 많았겠지만 안내 해주는 SpaceX 직원이 바로 언급한 바로는),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우주복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곳이었다. 그때 비밀스레 개발했던 우주복이 이제 빛을 보는 것 같다.

 

SpaceX의 우주복

www.youtube.com/results?search_query=spacex+spacesuit

 

spacex spacesuit - YouTube

 

www.youtube.com

 

SpaceX Dragon의 내부

www.youtube.com/watch?v=xjSb_b4TtxI

 

이러한 준비를 거쳐 내일 (2020년 5월 27일) Crew Demo 2가 진행되는데 2명의 우주인 (Doug Hurley와 Bob Behknen)을 직접 태워 ISS로 발사를 하고, 그들을 다시 지구로 귀환시키는 여정이다. 이는 2011년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이후 최초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오랜 시간만에 NASA의 우주인을 SpaceX가 대신 우주로 보낸다는 의미에 더해, 그동안 SpaceX가 축적해온 여러가지 기술들을 집적해 최초로 유인발사를 한다는데 의미가 있어보인다. 이것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Elon Musk가 계속 이야기한 "Making life multiplanetary"로 발돋움하는 큰 첫걸음이 되지 않을까.

 

내일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이다.

 

= 2020년 5월 30일 Update =

 

예정되어 있던 5월 27일 발사는 기상으로 발사가 취소 되었고, 이게 연기되어 오늘 5월 30일 동부시간 3:22분에 성공적으로 발사를 하였다. 4시간동안 Live 방송을 지켜보았는데, 회사를 설립한지 불과 18년 만에 유인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시킴과 동시에 1단 로켓을 안정적으로 바다위 바지선에 안착시키다니 입이 다물어 지지가 않았다.

 

지금까지 로켓이나 드래곤의 재사용이 경제적 목적으로 설명하는 글을 많이 보았고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양한 센서로 캡춰가 불가능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드래곤 디자이너의 설명에 무릎을 탁! 치고 말았다. 아하 그렇구나! 다시금 무지함이 드러나는 인터뷰였다. 

 

이미 각종 센서와 이 데이터를 활용한 무인조정기술은 Tesla를 비롯하여 쓰고 있으며, 내일 (5월 31일) 오전에 있을 ISS와의 도킹에도 무인조정기술이 쓰인다고 하니 센서와 이를 활용한 무인조정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않을까 싶다. 하긴, 그 위 우주에서 떨어지는 로켓을 대서양 바다위 바지선에 착륙시키는 놈들이니, 구지 비교를 하자면 한 100m 뒤에서 바늘을 던져 바늘귀에 실을 꽂는 정도라고 할까 (물론 물리학이나 공학도가 아니라 이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와 함께, 어려번 느끼는거지만, 로켓발사의 중계기술 및 화면 또한 편한하게 다음 event를 이해하고 다양한 정보를 미려하게 보여주기 완벽한 화면구성인것 같아서 이것 또한 각종 센서와 무인조정기술과 접목하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NASA가 자신의 임무를 민간과 함께 협력하는 부분도 초기 생태계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를 기점으로 하여 민간 우주산업이 활발해 짐은 말할 나위도 없지 싶다. 완전히 새로운 우주복과 아주 편리한 UX를 가진 우주선, 그리고 안정적인 로켓발사 기술로 인해 우주여행이 성큼 다가온것을 부인하기 힘들것 같다. 

 

축하하고 대단하다! SpaceX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