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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X는 그저 인공위성을 정해진 궤도에 올려놓는 비지니스를 하는 기업이 아니다. Elon Musk가 처음에 꿈꿨듯이 화성에 인류를 보내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어떻게 보면 지속적인 실험을 하기 위한 시험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 역시 처음에는 SpaceX가 이렇듯 대단한 기술력을 가졌는데 그 회사의 가치는 얼마며 과연 IPO를 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난 한달을 이 회사의 역사를 파고들다 보니, 아마 그는 IPO를 안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의 목적이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여 인류를 화성에 보내기 위함이라는 걸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Grasshopper 기술도 표면적으로는 최대한 경제적인 발사로켓을 만들어 지속적이고 가장 경제적인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목표도 있겠지만, 이 기술을 점차 발전시켜 정말 화성에 인류를 보냈을때도 경제적으로 지구와 화성 간을 오갈 수 있게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인 것이다. Falcon Heavy역시 마찬가지로 무거운 화물을 우주로 올릴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화성으로 더 많은 물건을 보낼 수 있게 하기 위함일 것으로 생각이 든다. 

 

아마 돈이 목적이었다면 이러한 일들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자신이 Paypal을 만들어 판 돈을 기본으로 거의 무에서 불과 몇년만에 로켓을 만들어 상용화물을 실어 나르고 거기서 번 돈으로 다시 Grasshopper project를 하고 거기서 번 돈으로 또 새롭게 Falcon Heavy를 만들어 시험을 하고 또 그것을 활용하여 그의 궁극적인 목적인 Starship을 만드는데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 스케일상, 화성용 로켓인 Starship 로켓을 만드는 것은 아마 천문학적 금액이 들 것인데, 이 큰 그림을 위해 지금 그는 계속해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보다 편리한 Cockpit design이나 보다 편리하고 미려한 우주복을 만드는 것도 다 그 선상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더이상 이 우주여행이 아주 많은 교육비용이 들어 소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편리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인 것 같아 더욱더 그의 철학이 궁금해 졌다.

(Source: https://www.reddit.com/r/spacex/comments/4cfnzo/the_evolution_of_space_cockpits_apollo_shuttle/)

 

이런 멋진 꿈을 또 이렇게 멋지게 해내가는 사람이 있을지 이 회사가 커오는 과정을 공부하면서 더욱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각종 기사에서 SpaceX가 $33.4Billion (35조)에 달하는 기업이 되었다는지, 앞으로 $120Billion (140조)가 될 것이라던지 등의 기사가 있으나, 내 생각에는 이러한 평가는 더이상 무의미 하지 않을까 싶다. 그 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왜 인류를 화성으로 보내려고 꿈꾸는가? 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하지 않을까. 또라이 - 상식에서 벗어나는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자기 멋대로 하는 사람 - 가끔은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하던 그이고, 많은 열성팬과 안티팬을 가지고 있음에도 나는 그의 이 무모한 시도가 성공하던 실패하던 (성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의 이러한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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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con 1을 시작한지 불과 1여년 만에 발사하겠다고 이야기 했지만, (예상했듯이) 그 과정에서는 많은 일들이 생겨서 계속해서 발사가 늦어지고 실패를 반복하고 있었다. 사실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불과 3번의 실패 이후에 바로 성공을 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2008년 일이다. 그 훨씬 전인 2005년에 SpaceX는 2007년 중반에 Falcon 9을 발사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 전에 사실 Falcon 5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Falcon 1을 개발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는 보다무거운 짐(payload)을 우주로 나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결국 Falcon 9을 디자인 하게 된다. 

 

Falcon 1이 자신들의 돈으로 개발을 했다면 Falcon 9의 경우는 NASA로 부터 펀딩을 받아서 진행을 하게 된다. 전체 펀딩 금액은 $278 million 으로 (약 3천억원), Falcon 9과 유인캡슐인 Dragon 과 이들 둘의 발사를 그 목적으로 한다. (나중에 2011년에 총 $396 million이 됨). NASA가 민간으로 자신들의 projects를 넘겨줌으로써 자연스럽게 분야에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게 된다. 다만, 아무래도 보다 무거운 무게의 화물을 우주로 한꺼번에 쏘아올리는 것이 경제적임으로 NASA의 프로젝트가 없었다고 할 지라도 자연스럽게 그 방향으로 갔을 것으로 본다. 

 

2005년에 약 9,500 kg의 무게를 저궤도에 올릴 것을 목표로 한번 발사 - 3.7m의 Payload fairing에 대략 $27 million (300억원) 정도, 5.2m Payload fairing에 $35 million (38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을 공표하고, 이와 동시에 지금의 Falcon Heavy 버전인 총 25,000 kg를 쏘아올릴 것을 함께 발표하게 된다. 결국 2010년 6월 4일 첫번째 발사를 Cape Canaveral, FL 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때가 Falcon 9 v1.0 임. Falcon 9 v1.0는 2010년 6월 부터 2013년 3월까지 5 차례 발사를 하였고, 다음 버전인 Falcon 9 v1.1는 2013년 9월부터 2016년 1월까지 15번, 최근 버전인 Falcon 9 Full Thrust는 2015년 12월부터 현재까지 60 번을 발사하였음.

 

Falcon 9 Flight 1 - 2010, June 4 (https://www.youtube.com/watch?v=H6hYEqrP56I)

 

이렇게 Falcon 9 로켓을 시험하면서 (동시에 유인캡슐인 Dragon도 개발), 경제성을 올리기 위해 로켓의 재회수를 위한 실험도 시작되는데 이것이 SpaceX를 다른 기업과 큰 차별을 두게 만드는 것에 대한 개발이 시작되게 된다. Grasshopper project는 메뚜기 처럼 하늘로 로켓을 쏘았다가 다시 착륙시키는 것을 말하며 초기에 약 6 feets (약 1.8 meters)를 수직으로 상승 시켰다가 착륙시키는 실험을 한다. 여기서 진정한 또라이 정신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그 다음에는 17.7 feets (약 5.4 meters), 그 다음에는 131 feets (40 meters) 이렇게 시작하여 2440 feets (744 meters)까지 달성하는데 그 속도가 정말 놀라운 정도이다. 아울러 단순히 수직뿐만 이 아니라 궤도를 비틀어 실험해 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한다.

 

6 feets (1.8 meters) grasshopper - 2012, September 21 (https://www.youtube.com/watch?v=pzXlUw2WhcE)

17.7 feets (5.4 meters) grasshopper - 2012, November 1 (https://www.youtube.com/watch?v=n-VjaBSSnqs)

131 feets (40 meters) grasshopper - 2012, December 17 (https://www.youtube.com/watch?v=B4PEXLODw9c)

262.8 feets (80.1 meters) grasshopper - 2013, March 7 (https://www.youtube.com/watch?v=XnPXH3ow8SE)

820 feets (250 meters) grasshopper - 2013, April 22 (https://www.youtube.com/watch?v=NoxiK7K28PU)

1066 feets (325 meters) grasshopper - 2013, June 14 (https://www.youtube.com/watch?v=eGimzB5QM1M)

Divert grasshopper - 2013, August 13 (https://www.youtube.com/watch?v=2t15vP1PyoA)

Divert grasshopper - 2013, September 8 (https://www.youtube.com/watch?v=HXdjxPY2j_0)

2440 feets (744 meters) grasshopper - 2013, Oct 12 (https://www.youtube.com/watch?v=9ZDkItO-0a4)

 

이후 Falcon 9 Resuable (F9R) 버전을 만들어 - 이것이 우리가 최근에 보는 로켓 - 실험을 계속한다.

 

250 meters F9R - 2014, April 18 (https://www.youtube.com/watch?v=0UjWqQPWmsY)

1000  meters F9R - 2014, May 2 (https://www.youtube.com/watch?v=ZwwS4YOTbbw)

1000 meters F9R with steerable fins - 2014, June 19 (https://www.youtube.com/watch?v=DgLBIdVg3EM)

 

이와 함께 플로리다에서 발사를 하면 대서양에 떨어지기 때문에 대서양에서 첫번째 로켓을 물위에 사뿐히(?) 수평으로 누울 수 있는 실험도 진행한다 (2013년 9월 29일 첫번째 테스트). 이게 쉽지 않은게 대기권 바깥으로 인공위성을 날리고 다시 한번 대기권 안으로 진입을 하여 착륙시키는 것이기에 이것에 대한 데이터 및 실험도 필요하다. 즉, 대기권에 재진입 후에 고속으로 떨어지는 로켓을 수직으로 자세를 잡고 Grasshopper에서 배운 Landing burn을 시작하여 떨어지는 속도를 0에 가까이 만드는 실험이다.

 

Falcon 9 First State Return - 2014, July 22 (https://www.youtube.com/watch?v=CQnR5fhCXkQ)

 

이후, 대서양에 바지선에 착륙시키는 실험을 하는데 - 2015년 1월 10일 그 첫번째 시도를 하지만 실패를 한다. 2016년 3월 4일 대서양에 착륙을 시도 했으나 (이때는 Geosynchronous transfer orbit(GTO)를 목적으로 하여 재 진입시 속도를 줄일 연료가 충분치 않아 성공하기 불가능한 미션이었다.) 다시 실패한다.

 

2번째 실패: Falcon 9 First Stage Landing - 2015, April 14 (https://www.youtube.com/watch?v=BhMSzC1crr0)

 

결국 2016년 4월 8일에 최초로 대서양에 있는 드론쉽, Of course I still love you (작명 센스 보소)에 성공적으로 착륙 시킨다.

 

Falcon 9 Flight 23 - 2016, April 8 (https://www.youtube.com/watch?v=BhMSzC1crr0)

                                   다른 뷰 (https://www.youtube.com/watch?v=KDK5TF2BOhQ)

 

이후 SpaceX는 본격적인 로켓 재사용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최초 시도인 2012년부터 시작해서 불과 4년만에 이런 기술을 개발하다니 그 기술개발 속도가 놀라울 따름이다. 

 

이와 함께 하나의 Core booster와 두개의 side boosters를 붙인 Falcon Heavy 도 역시 2018년 2월 6일에 시험 발사가 된다. 이때 비록 대서양에서 회수해야하는 Center booster의 회수는 실패 했지만, 두 Side boosters 가 영화처럼 착륙하는 믿지 못할 장면에 열광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 Falcon Heavy는 1973년으로 종료된 Saturn V 로켓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은 무게를 실어 나를 수 있는 로켓이다.

 

Falcon Heavy Test Flight - 2018, Feb 6 (https://www.youtube.com/watch?v=wbSwFU6tY1c&t=2290s)

 

이 실험 발사이후 2019년 4월 11일과 6월 25일에 각각 6,465kg 과 3,700kg 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다. 두번째 위성 같은 경우는 대략 $ 165 million의 발사금액이 들었다고 한다. 

 

 

아이디어 보다는 실행력이라고 했던가 아마 기존에도 많은 기업들이 이미 이렇게 착륙 시키는 로켓을 생각했을 것이고, 만일 이 기술이 성공한다면 그 경제적인 이득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SpaceX 는 매번 발사할때 마다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만큼 발사에 대한 단가는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에서 잘 알려져 있는 Moore's Law라는 법칙이 있는데 이것은 매 2년 마다 두 배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화 시킨다는 것인데, 이 Grasshopper project를 보면 매달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어 그 속도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고, 아울러 이 모든 과정을 모두 기록하여 Youtube에 기록을 해놓고 공개시켜 놓은 것도 놀라울 따름이다. 실패를 부끄러워 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공개하고 원인을 파악하려는 것이 SpaceX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를 위해서 각종 문제를 잡아내는 카메라의 위치, 워킹의 기술 각종 센서의 기술 들은 SpaceX 뿐만이 아니라 Tesla에도 고스란히 전해졌으리라 생각한다.

 

몇 가지 놀라운 점은 Parellel Development인데 SpaceX의 전략을 살펴보면 Falcon 1이 채 완성이 되지도 않았는데 Falcon 5 (사실 나중에  Falcon 9)의 계획을 발표하고 Falcon 9이 겨우 성공할 즈음부터 Grasshopper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본 글에서는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Dragon이라는 유인 우주선에 대한 개발도 초기부터 계속해서 지속하고 있다. 하나도 하기 힘든데 그 미래를 미리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제로 만드는 것이 사뭇 무모하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경제적으로 어느 순간에 이익을 위해서 안정적인 기술만을 사용할 것 같기도 한데, 벌어들인 돈을 또 새로운 실험에 계속해서 투자하고 개발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걸 보면 그의 계획은 이 회사를 통해서 돈을 버는게 목적이 아니라 그가 처음에 꿈꿨던 인류의 Multi-Planetary Species 를 위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SpaceX가 지금 기록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돈이 아닌 그의 인문학적 소양에 바탕을 둔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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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제목을 보고, 톰행크스와 맥라이언의 영화가 떠올랐다면 아마 당신의 연식을 인증하는 셈인데, 혹시 처음 본다고 생각이 들었다면 톰행크스와 맥라이언 (한때 인기가 엄청 많았는데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겠다)의 풋풋한 로맨틱 코미디를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예전에는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정성스레 고르고, 거기에 혹시나 틀릴새라 한자한자 정성들여 비뚤어지지 않게 글을 써가며, 다 쓴 편지지를 누군가가 가르쳐준 예쁘게 편지지를 접는 방법을 따라해가며 편지봉투가 구겨질까 정성스레 풀칠하여 봉투를 봉하고, 거기에 또 다시 정성스레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이고 가까운 우체통으로 가 이 편지가 누군가에게 잘 전달되길 바라는 그 경험은 이제는 하기 어려운 것 같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카카오톡을 비롯한 각종 메신저에 대부분의 공식적인 업무도 이메일로 주고 받는 시대에 톰행크스와 맥라이언이 주연한 You've got mail 영화 (1998년작)는 당시 막 전자우편이 활성화 되는 시기에 앞으로 닥치게 될 새로운 형태의 메세징 수단을 암시하는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돌이켜보면 최근에 한국에서 새로온 편지가 없지 뚫어져라 우체통을 한국에서 보지는 않았던 것 같고, 그나마 기억나는 순간이 박사과정 합격자 발표 통지가 날 때 즈음이었나 보다. 대부분 쌓여있는 각종 고지서나 광고 전단지 속에 하얀색 봉투에 내가 지원했던 학교이름이 써있으면 그 편지를 받아들고는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열었던 기억이 있다. 

 

미국에 오면서, 한편으로는 참 구식이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우편 문화이다. 아직 대부분의 공적인 문서를 우편으로 보내고 있는데, 그래서 한국에서는 신경도 안썼던 우체통이 미국에서는 2020년 아직까지 아주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된다. 미국에 와서, 한쪽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각종 테크 기업들 아마존, Apple, Microsoft가 시가총액 1 trillion (1200조)을 넘어가고 있는데 반해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 우편으로 공식적인 문서를 주고 받는다니 참 아이러니 하게 느껴졌다. 

 

오늘 이번주 수업을 끝내고, 최근 재미있게 보고 있는 (그리고 주인공에 정말 몰입되어 있는) Better Call Saul 이라는 Breaking Bad의 spinoff 쇼를 Netflix를 통해서 보고 있는데, 주인공이 어렵게 변호사 시험을 결과를 우편으로 받아들고 이거 내가 못보겠다며, 동료에게 대신 뜯어달라고 하는 장면을 보면서, 내가 박사과정 지원을 할 때, 매일 같이 우체통을 뒤지며 가슴졸이면서 뜯어봤던 그 때가 떠올랐다. 그러면서, 그 때의 그 설레임과 감동이 다시금 다가 왔다. 

 

이곳에서는 나의 인사에 관련된 서류들 (평가, 승진, 등등)이 캠퍼스 메일이긴 하지만, 가끔 내 우편함에 와 있기도 한다. 연애편지 처럼 손으로 꾹꾹 눌러쓴 건 아니지만, 내가 어떻게 평가를 받는지를 아주 상세하게 써서 정성스럽게 출력을 하고 평가위원들이 모두 자필 사인을 해서 나에게 보내온 것이다. 물론 그 내용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그 편지 봉투를 뜯으며 어떠한 내용이 있는지 손으로 정성스럽게 편지봉투를 찢으며 확인하기 까지 걸리는 마치 시간이 멈춘것 같은 그 순간은 이제 한국에서는 느끼기 어렵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모든게 정신없이 빠르게 변화하고 심지어 이제는 편리함에 취해 지구 반대편에서 보낸 이메일 하나가 거의 실시간으로 내 아이폰 알림으로 가볍게 진동을 주며, 또 화면을 슬쩍 쳐다보기만 해도 간단한 내용을 바로 확인해 버리는 그런 세상에서 아직 이러한 아날로그적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오늘따라 감사하게 느껴졌다.

 

한때 You've got mail 영화를 보면서 새로운 이메일이 왔을때 지금으로 보면 구형 핸드폰 보다 느린 성능의 커다란 데스크탑에 깔린 윈도우 한구석에서 "You've got mail"이라고 어설픈 소리를 질러대는 스피커에 열광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오히려 반대로 누군가의 손으로 정성스럽게 쓰여진 내 주소와 내 이름을 보고 여기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궁금해 하며 조심스레 편지봉투를 열어보는 그것이 그립다니. 그리고 한편으로는 또 지금 세대들은 이제 영원히 그런 경험이 없겠구나 라는 생각에 서글픔 마저 느껴지는 것 같다. 

 

(https://www.amazon.com/Youve-Got-Mail-Tom-Hanks/dp/6305368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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