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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열심히 밀린 학교일을 하고 있는데 "띵!"하고 메일이 날라온다. 애플 와치의 작은 화면에서 내용은 잘 볼 수는 없었지만, 보내는 이 이름에 일본어가 섞여 있기에 혼자서 "스팸인가?"하며 아이폰 화면을 보니 메일의 첫 두줄이 나와 있는데 반가운 한국말로 시작하는 글이었다. 일본에 사시는 한 교수님께서 인터넷에 올린 나의 글을 보고 궁금한 것이 있으셔서 물어보는 메일이었다.

 

물론 인터넷에 나의 인생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한켠으로는 창피하기도 하고, 마치 무엇인가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기도 하여 심숭생숭 할 때가 있는데, 그래도 그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정보가 조금이나마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서 일본에 계시는 한 한국교수님의 메일이 반가우면서도 의외로 학생의 메일이 아니라 교수님의 메일이라 신기하기도 했다.

 

내가 그 분의 속속들이 인생은 모르지만, 아마도 나처럼 한국에서 태어나 우여곡절 끝에 낯설은 일본에 가셨을 것이고, 거기서 또 누구 못지 않게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지금의 위치에 계신 것이리라. 아마 지금도 그러겠지만, 한 때 각종 커뮤니티에서 한국의 답답한 현실을 보고 "이민가야겠다"는 글이 많이 올라왔는데, 이러한 글에 어김없이 달리는 답변 중에 하나는 "이민가서 성공할 정도의 노력이면 한국에서 하는게 훨씬 유리하다"는 글이었다. 일본에 계신 그 교수님, 나, 그리고 수많은 외국에 계시는 한국 분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그 자리에 계시지 않을까 싶다.

 

그 교수님의 이런저런 질문 와중에 하나 느끼게 된 건, "아 이 분 나와 같은 감정선을 공유하고 계시구나" 였다.

 

이제 본격적인 이 글의 주제가 나온다. 바로 '외로움' 이다. 미국교수, 제일 힘이 드는 것은 바로 '외로움'이다. 아마 나의 박사과정과 한국교수, 미국교수 되는 과정의 지나난 글을 꾹 참고 읽어주신 분이면 이런 질문을 하실텐데 "가족 전체가 함께 미국에서 이민가서 사시는데 외로움이 가장 힘든건가요?" 라고..

 

외로움은 간단하게는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연인과의 관계가 끝나거나 해서 홀로 남겨진 기분으로 많이 들 인식하지만, 익숙한 모든 것에서 떨어지게 되면 모든 것에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 2년 반이 지난 미국 이민자의 삶을 살지만, 그 전에 4년 박사과정 그리고 그 이전에 10개월 인도 생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의 인생은 한국에서 그리지 않았던가.

 

나의 첫 마디 언어도 "엄마"였을 것이고, 첫 걸음도 한국이었고, 첫 학교생활, 첫 싸움, 첫 만남, 첫 헤어짐,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먹고싶은 것, 먹기싫은 것, 가고싶은 곳, 가기싫은 곳.. 등 이 모든 것들이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던가. 그 익숙한 모든 것에서 떨어짐.. 그것이 바로 외로움 그것이 제일 힘든 것이 아닌가.

 

매일 눈을 뜨면 변변치 않은 반찬이나 빵으로 아침을 떼운다. 아침 어머니가 끓여주시는 구수한 된장국이나 귀차니즘이 발동할때면 세수도 안한채 떡진 머리를 감추고자 모자를 풀 눌러쓰고 바로 집앞에 김밥천국이나, 편의점을 가거나, 아니면 해장국 집 생각이 나는 외로움,

 

운전을 하며 학교를 갈때 쭉 뻗은 길 양옆으로 높게 뻗은 나무들이 늘어선 사이 길을 지나며 가끔씩 스쳐 지나가는 영어 표지판을 보면서, 빵빵대기도 하고, 길이 막히기도 하지만, 굳이 열심히 읽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내 눈에 들어오는 교통표지판과 그 곳에 mile 대신 쓰여진 km에 대한 외로움,

 

학교에 도착해 아메리카노 텀블러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가며 가끔 만나는 동료교수나 스탭에게 "Hi"나 "How are you?" 정도의 안부를 전하면서 , 한국에서 아침에 출근해 동료 교수님과 함께 맥심 믹스커피를 무심히 입으로 물어 뜯고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으며 나머지 믹스커피 부분으로 휙휙 저으며 "이거 이렇게 하면 환경호르몬 먹는걸텐데 껄껄.."하며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한 수다를 떨던 것에 대한 외로움,

 

수업준비 하면서, news.google.com에 들어가서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영어 신문 비즈니스 섹션에서 오늘은 어떠한 기사로 수업을 시작해볼까 하며 모르는 단어를 찾는 나의 모습에, 한국에서 한국 신문을 재빠르게 휙휙 넘기며 '아! 이 기사가 좋겠군'하며 능숙하게 찾던 내 모습에 대한 외로움

 

수업준비가 끝나고 잠시 틈을 이용해 Facebook에 들어가니, 시차때문에 저녁시간을 맞이한 한국에서 친구들이 올리는 다양한 저녁식사 메뉴 자랑글에 아침에 먹은 변변치 않은 반찬의 아침이나 빵 한조각으로 꼬르륵 거리는 배를 부여잡으며 느끼는 외로움,

 

포스팅을 스크롤 하다보니, 어제 모임을 했다면서 어느 고기집에서 삼겹살을 구으며 소주 한 잔을 기울이는 사진 한 장에,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는 듯 고기냄새와 담배냄새가 배인 그 고깃집과 지독한 직장생활에 대한 푸념을 늘어 놓는 것에 대한 외로움.

 

남겨 두고 온 가족이 주말 간 풍경 좋은 곳에 식사를 하고 커피한잔을 한다며 올려 놓은 사진 아래 쓰여진 왠지 모를 미안함이 담긴 글을 보면서 나때문에 오히려 미안해 하는 가족을 또 미안해 하는 것에 대한 외로움

 

수업시간 나와는 다른 문화를 살아간 젊은 미국 친구들의 낯선 이름들과 얼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의 대학생활 이야기를 해줘도 선배가 없다며 나의 모든 것이 궁금한 것처럼 호기심 어린 얼굴로 쳐다 보던 나의 스무살 시절과 같은 학생들에 대한 외로움

 

수업을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내가 전화번호가 있기나 한 건가 라는 생각이 드는 전화기를 바라볼때면, 한 시간이 멀다하고 짜증내면서 받았던 스팸전화나, 가끔 오는 친구들의 안부목소리, 그리고 카톡메세지들에 대한 외로움

 

집으로 돌아와 텅빈 냉장고를 열어보며, '아 이제 한국장이 떨어졌군' 다음주 즈음에는 3시간을 운전해서 Hmart에서 장을 봐야지 하는 생각을 떠올리며, 집앞에 경쟁하듯 마주보고 있었던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서 팔고 있던 한국 음식에 대한 외로움

 

등등,

 

그 일본에 계신 교수님께서도 오랜시간 일본에서 생활을 하셨지만 그 짧은 글에서도 한국에 대한 그리움이 그대로 들어났고, 나 역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이곳의 장점도 있지만 한국에 대한 그리움과 그것으로 기인한 외로움이 제일 힘든점 인 것 같다. 마치 그 복잡한 사회에서 정말 열심히 나의 톱니바퀴를 굴리면서 살다가, 내가 없는데도 그렇게 잘 굴러가는 사회에 대한 외로움이 제일 큰 것이 아닐까.

 

어느새 그 사회에서 사라져버린 나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오늘은 오랜만에 한동안 죽어 있던 동기들의 카톡방에 안부인사 하나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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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X는 그렇게 2002년 6월 California LA 근처 El Segundo라는 로켓 커뮤니티의 요충지에서 시작한다.  Elon Musk가 Zip2, Paypal을 성공시키면서 Silicon Valley에서 계획보다는 '행동'으로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흠뻑 도취되어 있는 상태였을텐데, 그런 그의 눈에 미국의 우주 산업은 NASA 라는 거대한 관료조직으로 보였을테니, 그에게는 마치 조립된 로켓을 발사장으로 이동시키는 시속 1.6km (시속 1mile)로 움직이는 Crawler-transporter (https://www.nasa.gov/content/the-crawlers) 처럼 천천히 진행되는 우주산업으로 보였을 것이다. 1958년에 NASA가 시작되었으니 50여년 동안 꽤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그가 2000년대에 눈으로 보기에는 그냥 돈쓰는 하마로 보였을것이다. 그러기에 Elon Musk는 Fat보다는 Lean형태의 조직으로 효율적으로 우주산업에 진출하기를 바랬고, 첫날부터 '우주의 사우스웨스트'가 되길 꿈꾸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수도 있다.

 

삼천포로 빠지자면, 넓고 광범위한 KPI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정부 프로젝트와 좁고 명확한 KPI를 가지는 민간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차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초기에 소련과 우주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최초의 인공위성과 최초의 유인우주선 발사의 타이틀을 뺏긴 미국이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잠시 NASA가 'A man on the moon'의 명확한 목표를 가지긴 했지만, NASA는 우주 전체를 그 대상으로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기에 그 목적인 넓고 애매할 수 밖에 없다. Netflix의 다큐멘터리 "7 days out" 에피소드 중 NASA's Cassini Mission 를 보면, 토성 연구를 위해서 나사와 유럽, 이탈리아 우주 연구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인데 실제 Launching date가 1997년 이었고, 이 Cassini 위성이 토성 대기에서 산화하는 2017년까지 적어도 20년의 운용 그리고 초기 계획까지 하자면 적어도 25년의 장기 프로젝트였던걸 생각하면 NASA의 목적과 프로젝트의 특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가 Silicon Valley에서 배운 Lean startup 방법론을 적용하여 우주산업을 바꾸고자 했던 SpaceX는 스타워즈에 나오는 밀레니엄 팰컨 (Millennium Falcon)에서 이름을 따 Falcon 1 을 발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635kg을 690만 달러에 운반하겠다는 사실 말도안되는 목표를 세운다 (당시 시장 가격은 250kg에 3,000만 달러). 이는 시장가가 1kg에 12만 달러였는데 1kg에 1만 달러로 수치적으로만 1/12에 해당하는 목표를 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2003년 5월에 1단 엔진, 6월에 2단 엔진, 7월에 동체를 완성하고, 8월에 전체 로켓을 완성함과 동시에 9월에 발사대 설치, 10월에 첫 발사를 계획한다고 했다. 2002년 6월에 창업을 했으니 이로부터 불과 11개월만에 1단 엔진을 완성한다는 이야이다. 시장대비 1/12에 불과한 가격에 창업 불과 11개월만에 1단 엔진 완성 - 더군다나 2001년에 LA로 넘어와 우주커뮤니티에 발 담그기 시작했으니 정말 시작에서부터 SpaceX 설립까지 불과 1년, 그리고 공헌한 1단로켓까지 2년이 안되는 시간인 것이다, 이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아무리 2002년 10월에 Ebay가 Paypal을 1.5 billion (1.7조)에 인수해 자금여력이 있고, 우주항공 관련 인재가 모여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Elon Musk의 이러한 성향은 지금도 그대로 나타나는데 2019년에 2020년 자율주행기능을 완성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물론 전기에 보면 러시아에서 ICBM 구매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발사비용을 직접 계산한 시트를 Michael Griffin (Life to Mars Foundation 에 참여한 인원 중 한명으로 CIA가 설립한 In-Q-Tel, NASA, JPL에서 일을하고 전에 언급한 바 있는 Orbital Sciences Corps에 CTO였던 전문가, 2005년 NASA의 수장이 되기도 함)과 러시아와 다리를 놓아준 Jim Cantrell에게 보여주기도 했다는데, 이러한 목표가 정말 아무런 배경없이 나온 것은 아니겠지만, 생각해보라 아무리 몇명의 전문가와 10명이 시작한 SpaceX이지만 불과 11개월만에 1단 로켓을 완성하다니, 그의 또라이 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당연히 이렇게 도전적인 목표를 세웠으니 공밀레 공밀레 (https://namu.wiki/w/%EA%B3%B5%EB%B0%80%EB%A0%88) 할 수밖에 없다. 이제 막 시작한 Paypal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이 만든 회사가 아무리 LA에 위치한다고 하지만, 주변에 보잉과 TRW 등 건실한 기업에서 로켓 인재들이 왜 이동을 했을까? 아무래도 Nerd 정신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아무리 만들고 싶어도 각 회사에 들어가 있으면 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톱니바퀴 역할이 되기 십상이다. 안정된 직장과 연봉도 중요하지만, 우주산업의 Southwest를 만들고 화성에 인류를 보내고자 하는 꿈을 가진 또라이 들이 모인 집단, 젊은 혈기에 혹! 하지 않은가. 특히 아마추어 커뮤니티에서 신화 같은 존재였던 Tom Muller 역시 TRW의 답답한 조직 문화에 갈증이 있었을테고 Muller의 로켓 친구였던 John Garvey 역시 McDonnell Douglas 사 (나중에 보잉과 합병됨)를 그만두고 자신만의 로켓을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공장을 빌려 취미아닌 취미생활을 하였다. 이 Muller가 함께 있는 SpaceX라면 많은 사람들이 안정되지만 답답한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꿈을 기꺼이 찾아 나서지 않았을까.

 

SpaceX는 이러한 꿈을 가진 경험있는 중역들, Chris Thompson (해군, 보잉에서 델타로켓과 타이탄 로켓 생산담당), Tim Buzza (보잉 로켓 실험 전문가), Steve Johnson (JPL, 항공우주기업 출신), Hans Koenigsmann (항공우주 엔지니어) 등이 함께 했다. 아마 이들을 데려오기에는 Paypal을 성공적으로 Ebay에 인수시킨 자금이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치 삼성에서 배달의 민족으로 이동하듯이 말이다. 이와 더불어 각 최상위권 대학의 항공 우주학과에 직접 전화해 최고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을 직접 수소문하여 채용 했다 (Michael Colonno, Stanford / Jeremy Homman). SpaceX의 스물세번째 직원인 Kevin Brogan 역시 TRW에서 근무를 하였으나, SpaceX로 자리를 옮겨 하루에 12시간을 일하고 모든것을 직접 해야하는 (아무래도 모든 것이 자리잡히지 않았을테니)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꿈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했을 것이다. Elon Musk는 이렇게 좋은 경험/경력/지식을 가진 인력을 직접 찾아 나서기도 했고, 면접을 직접 보기도 했다. 일반적인 질문보다는 SpaceX가 당면한 문제들을 질문하고 이에 대한 그들의 해결책 등을 토론 하는 형태의 면접을 보기도 했다. 

 

 

사실 비즈니스 환경에서 사람은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대부분의 일들이 어떠한 절차에 따라서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많고 로봇이 사람을 대처한다고 하더라도, 사소한 일에서 부터 사람의 손길과 아이디어가 안들어가는 부분이 없다. 특히 스타트업 이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고, 불가능해 보이는 우주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정교히 구성된 인력을 뽑아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재야의 고수들과 젊은 피들이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를 꿈꾸며 만나서 서로 좌충우돌 뒹굴면서 아이디어의 결합을 일으키는 곳, 아마 어린시절 그들이 스타워즈에 열광하고 언젠가 그 Millennium Falcon을 만들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새로운 여정에 함께 하지 않았을까. 2017년 초 SpaceX를 직접 방문했을때 이를 느낄 수 있었는데, 금요일 저녁에도 많이들 남아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고 (미국의 Working hours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로켓생산이라고 하면 왠지 굉장히 삼엄한 경계와 모든 것이 비밀일 것 같은데 공장이긴 하지만 마치 Airbnb의 본사처럼 거의 모든 부분을 공개하여 다른쪽에서 어떠한 부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볼 수 있었던 부분 (사실 이것은 회사의 나아가야할 방향을 공유하는데 너무나 자연스럽고 좋은 방법이 아닌가),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우리를 인솔했던 SpaceX 직원의 흥분에 찬 목소리였다. SpaceX를 방문하면 별도의 홍보부서에서 설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직접 자신의 지인을 인솔해서 투어를 시켜주는데 그들의 열광적인 목소리에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초기 Elon Musk가 이루고자 했던 그 문화가 지금까지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다.

 

입구에 들어가면 오른편에 SpaceX 발사를 관장하는 유리벽으로된 Controll room이 있는데 매번 발사할때 마다 그 장면을 모든 종업원이 공유를 하고 서로 환호하는 소리를 Youtube를 통해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다. 여러가지의 아이디어 들이 결합해 하나의 결과가 나오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문화, 미국에서도 손꼽을 만큼 힘들고 반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다 많은 연봉보다는 꿈을 공유하고 경험하는 그들에게서 SpaceX가 불가능해 보였지만 지금에 실적을 만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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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다보니, 어떠한 검색어로 블로그에 접근하는지를 알 수가 있는데 좀 재미있었던 검색어가 "교수는 방학때 뭐하나요?" 였다. 한국과 미국은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한 학기가 대부분 16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총 32주가 수업이 있고, 나머지 20주가 방학이라고 보면된다. 

 

나의 친구는 물론이고 모든 직장인 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방!학인데, 사실 한국교수, 미국교수 되기 편에서 이야기를 했지만, 이 방학은 내가 교수를 하게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20주면 1달을 4주로 고려할 때 5개월이 되는데, 과연 교수들은 이 기간동안 무엇을 할까?

 

물론 교수는 연구를 하는 직업이다. 그것이 논문으로 결과가 나오는 직접적인 연구 이외에도 보다 나은 티칭을 하기 위해 고민을 하거나 새로운 교수법을 시도하고, 새로운 수업 컨텐츠를 만드는 것 역시 일종의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직업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머리가 쉬지 않는다' 이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신문을 보거나 뉴스를 보더라도 자신의 연구와 빗대어 생각의 줄기를 뻗어 나가게 하기 때문에 정말 아무 생각없이 있는 시간이 많지 않는다. 하물며 학교나 사무실에서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막혀 있는 연구에 대한 생각을 하거나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를 생각하거나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가끔은 그래서 퇴근을 하면 on/off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경우 보통 4~5과목을 전적으로 수업을 듣기 때문에 항상 벅차다고 생각을 하고, 그런 반면에 한 학기에 1~4과목 (연구중심대학의 경우는 학기에 1과목을 가르치기도 하고, 교육중심의 학교 같은 경우에는 4과목 혹은 그 이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때론 '좋겠다' 혹은 '편하겠다'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이 가르친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한 주에 두세과목 가르치는 것도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든데 하루종일 교육하시는 선생님들은 어떨지 감히 상상이 안간다. 이렇게 학기 중에 강의가 일어나면 강의 준비와 채점, 새로운 자료 수집 등으로 사실 정신이 없다 (물론 나 역시 그런 교수님을 만난적이 있지만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강의 자료를 그냥 읽는 교수님도 있다). 그렇기에 학기 중에는 사실 다른 것을 할 심적인 여유가 없다. 특히, 연구라는 것이 내 일정 중간에 30분이 있다고 뭔가 반짝 30분을 하면 결과가 또 그만큼 나오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방학이 되면 대부분의 교수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활동에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미국에서는 교육/연구/서비스 외에 다른 활동을 강요받지는 아니한데, 한국의 경우에는 외부에서 연구과제 수주 활동도 하나의 큰 활동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방학 때 주로 연구활동과 연구과제 수주 및 수행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 연구과제가 중요한 것이 교수가 연구과제를 수주하면 그 연구비의 일부를 간접비 형태로 학교에 내게 되는데 학교입장에서도 재정이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를 장려하는 경우가 많고 평가에 직접적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생각보다 할 것들이 많이 있다. 교수 본인에게도 이러한 활동은 자신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거나 과외 소득이 될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사실 학교에서도 이 점을 고려해서인지 교수 연봉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도 물론 이를 장려하는데 그래도 기본적인 연구는 할 수 있을 정도는 지원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아서 이 연구과제를 많이 하시게 된다. 그래서 방학이 되도 사실은 꽤나 분주하다.

 

미국은 조금 특이한 것이 대부분 학교들이 여름을 제외하고 9개월 혹은 10개월 계약을 한다. 즉 나머지 2~3개월은 자신이 원하는 걸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학교가 텅텅비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별도의 연구과제를 따오면 자신에게 좋긴 하지만,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도 않고 대부분의 교수들이 하려는 생각도 안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금 현재 다니는 학교만의 분위기 일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이들 가족과 시간을 보내거나 여행을 다니거나 하는 경우가 많이 있고, 계절학기를 강의하여 연봉 외에 부수입을 꾀하는 교수들도 있다. 초기  Tenure-track의 교수들의 경우는 사실 방학때 연구를 집중적으로 수행해야 Tenure를 받을 수 있기에 대부분 자신의 연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학기시작이 다가오면 수업준비를 하게 된다. 계약에 따라서 이 방학동안 연구비를 지원받고 연구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내부의 펀드를 이용하여)

 

좀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의 경우는 대부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특히 Ocean city라는 Maryland의 '해운대'정도 되는 곳이라 아이들과 바다에 가서 시간을 많이 보냈고, 리디북스로 엄청 쌓아두었던 책을 읽는다던지, Netflix를 본다던지, 요리를 배운다던지, 주변 산책을 하던지,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물론 연구와 티칭 준비도 하기도 하지만.

 

지난 겨울방학에는 블로그를 다시 살리기 시작하여 책을 쓰고 있다. 무엇인가 좀더 생산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 최근에 고민은 여기저기서 교육(특히 대학 교육)이 다른 세상 변화에 비해서 너무 느리다는 비평을 많이 받고 있어서,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대학교육을 할 수 있을지 이런저런 고민과 자료를 수집하는데 시간을 보냈고, 앞으로도 아마 계속 이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할 예정이다.

 

올해 이와 더불어 특히, 여름방학때 교과서를 한번 써보려고 한다. 잘 지켜질지는 모르겠지만,

 

이렇다보니 아주 많은 side projects 들이 생기는 것 같다. 정원가꾸기, 작은가족농장가꾸기, 초보 집수리공, 팟캐스트 진행자, 초보작가지망생, 백종원요리따라하기, Netflix & Ridibooks binge watcher, ... 또 앞으로 어떠한 일이 늘어날지,

 

올 여름 방학이 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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