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2월 14일)은 94번째 Salisbury Unviersity Commencement가 있는 날이다. 몇 번 이야기 한 바가 있지만, 나 스스로의 졸업식도 잘 챙기지 않았던 죄(?)로 나의 학생들의 졸업식을 가능하면 빠짐없이 참석하려고 한다. 물론 학교에서 MGMT 492 Strategic Management라는 Capstone 과목을 가르치기 때문에 (졸업 전 반드시 들어야 하는 수업)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있어 더 그런 면도 있다.
그동안 4년간의 노력을 마무리 하는 느낌이라 학생들 입장 그리고 그를 지원하는 가족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축하할 일들이고 선생의 입장으로써도 축하의 마음을 항상 담고 뭉클한 느낌이 있다. 비록 나의 졸업은 아니지만 (https://www.salisbury.edu/administration/academic-affairs/commencement/live/index.aspx)
이제 나도 몇 번 참여를 하니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1. 내가 가지고 있던 미국에 대한 편견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사실 이러한 행사를 보면 상당히 격식을 차린다는데 의외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때론 경건하고 때론 활발한 느낌 - 질서와 비질서가 묘하게 어우러진 느낌은 이런저런 행사를 참여하면서 느껴진다. 졸업식에서 교수들이 입장을 할 때 학생들과 학부모의 박수를 받으면서 꽤 장엄하게 입장을 하지만 각각의 교수들의 차림새를 보면 각 학교의 개성 어린 Regalia에서 모자를 가지고 온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후드를 가진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등 제각각이다. 이 느낌이 꽤 역설적인데, 그러면서도 격식과 장엄/엄숙이 느껴지는 것은 그 격식을 차린다는 것일 것이리라.
2. 내가 근무하는 Salisbury University는 Honors College를 제외하고 5개의 College가 있는데 각 졸업생들의 인종을 살펴보면 각 단과대학의 특징이 들어난다. 예를 들어 College of Health and Human Services의 졸업생들이 흑인들의 비율이 꽤 높음을 알 수 있고, 백인이 많았던 Fulton School of Liberal Arts, 그리고 동양계가 좀 많았고 여학생들의 비중이 작았던 Henson School of Science & Technology. 그래 봤자 700여 명의 졸업생 중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인이라 정확한 통계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단과대가 각 인종이 쳐해져 있는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로운 관찰이었다.
3. 학생들 그리고 축하해주러온 가족/친구들의 반응 -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각 졸업생 각 개인의 이름을 부르며 졸업장을 전달하는 순서인데, 각 학생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축하해주러 온 가족/친구들의 반응이 재미있다. (사실되도록 개인에 대한 반응은 하지 말라고 한다. 진행상)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흑인 학생들의 가족/친구들의 반응이 남다르다는 점이다. 단상에서 약간의 춤을 추기도 하거나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 노교수님들이 싫어하기도 한다) 소리를 지르는데 흑인 학생일 경우 호응이 크다. 아마도 아직까지 흑인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다는 것이 가족 자체에서도 상당히 큰 투자이고 앞으로 미래를 과거의 세대와는 달리 새롭게 만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열혈이 축하해주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날수록 더 많은 것들이 보이겠지만, 이번 졸업식에서는 이러한 관찰/생각이 든 시점이었다.
여튼 이놈들..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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