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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미국의 우주산업은 소위 'Sputnik crisis'로 알려진 사건으로 말미암아 (소련이 먼저 유인 인공위성을 발사한 사건), 미국의 즉각적인 대응으로 기존에 NACA(National Advisory Committee for Aeronautics)를 흡수하면서 1958년 NASA의 설립으로 산업이 본격적인 태동을 하게 된다. 

 

NASA는 기존의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미국의 우주산업을 전체적으로 키워 왔는데, 거대 기업인 Boeing은 1993년도부터 NASA로부터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의 주계약자로 선정되어 NASA와 함께 일을 하고 있었고 (https://www.boeing.com/space/international-space-station/), 미국의 다른 항공대기업인 Lockheed Martin 역시 1990년대 중반부터 X-33과 같은 우주왕복선을 NASA와 함께 개발을 했었다 (https://www.space.com/11363-nasa-space-shuttle-replacement-30-years-anniversaries.html). 이 두 회사 이외에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Northrop Grumman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는 예전에 Orbital Sciences Corporation이었던 회사를 인수하였다. 이 Orbital회사는 중소형 우주 발사체 및 로켓을 디자인하고, 생산하고, 제조하는 곳인데 (https://en.wikipedia.org/wiki/Orbital_Sciences_Corporation), 이 회사 역시 1983년도에 Transfer Orbit Stage의 2단을 디자인하면서 NASA와 함께 일을 하게 된다 (https://history.nasa.gov/SP-4012/vol5/vol_v_ch_2.pdf). NASA가 초기부터 이렇게 민간기업이랑 함께 일을 하였던 부분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이를 통해 정부 주도이긴 하지만 정부가 큰 고객이 됨으로써 전반적인 산업의 생태계를 크게 확장시키는 일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여기에서 또하나 인상적인 점은 다른 회사보다 Orbital Sciences Corporation인데, 이 회사는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만난 3명의 창업자가 1982년에 설립을 하게 되는데 불과 3년 뒤에 NASA와 2단 발사체 개발에 대한 계약을 맺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기관이 Orbital처럼 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신생기업) 들과 계약을 맺고 일을 했다는 것은 참 부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정부기관이 많은 부담을 가지긴 하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기업들이 산업에 진입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고,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이를 통해서 자신의 기업을 급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니 말이다. 거꾸로 한국의 경우에 정부출연연구원이 3년차가 된 스타트업 기업을 믿고 함께 일을 수행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로 쉬운 부분이 아닐 것이다. 이 회사는 나중에 우리에게는 반도체 설립회사로 잘 알려진 Fairchild (반도체 말고 많은 분야의 비지니스가 있었다)의 Space and Defense division을 인수하고 (1994년) Fairchild의 인공위성 디자인 및 제작하는 비즈니스 부문과 합병한다. 이후 2014년에 ATK와 합병을 거쳐 2017년에 Northrop Gunmman에 $7.8 billion에 인수된다. 

 

Elon이 SpaceX를 설립할 시점인 2002년으로 돌아와 당시에 SpaceX를 시작하기 이전에 이미 NASA와 협력을 하였던 큰 골리앗(Goliath) 기업들이 존재를 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단순히 자신의 관심사 혹은 꿈이나 화성에 인간을 이주 시키는 것을 떠나서 비즈니스 적으로도 가능할 것인지를 따져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NASA에서 Boeing, Lockheed Martin, Northrop Gunmman과 같은 회사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었으니 자신도 그런 기회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고, 오히려 몸집이 큰 Goliath보다 더 민첩하게 Silicon Valley에서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Agile 하게 일을 하는 David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이미 주판을 튕겨 봤을 것이다..

 

이러한 산업적 배경과 더불어, 개인적으로도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Elon은 어린 시절부터 우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U Penn 시절 경제학과 물리학을 접하며 단순히 관심에서 본격적인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의 자서전에 따르면 대학시절에도 친구들과 가끔 다행성 (Multiplanetary) 종족이 되는 이야기를 하였다고 하니 그의 관심사를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마도 단순히 꿈만 꾸고 동경만 하였던 그의 생각을 열어준 것이 Paypal의 경험이었다고 본다. 

 

Elon이 Zip2의 성공 이후 은행에서 인턴에서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온라인 은행을 처음 생각을 했을때, 그는 은행에 대해서 잘 몰랐다고 했다. 단순히 '기존의 루틴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지루한 곳'이라는 느낌을 가졌던 모양인데 이를 바꾸었던 것이 SpaceX를 설립하는데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이 든다. 잘 모르는 은행산업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Paypal도 해냈으니 그의 관심사인 우주에 관심을 돌리고 직접 벽에 부딪혀 보는데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었을 수도 있다. 거기에 더해서 SpaceX 설립 직전에 말라리아로 죽을 고비를 넘기는 경험도 '내가 죽기 전에 진짜 하고 싶은걸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일조했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로켓에 대해서는 어린시절 관심으로 인해 조그마한 로켓 몇 번 만들어본 경험이 전부일 테고, 커서는 Zip2와 X.com(나중에 Paypal) 사업에 집중을 했을 테니 로켓이나 우주에 대한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막상 Paypal이 Ebay에 팔릴 시점이 되고, 경영권 분쟁 등으로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자 새로운 길을 모색했을 테고 그때 즈음 우주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당시 저 Goliath 말고 한 명의 다른 미친놈이 우주산업을 문두 드리고 있었으니 그가 Jeff Bezos이고 그는 2000년에 Blue Origin을 설립을 했다. Blue Origin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고 그러한 Jeff의 도전에 자신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이 새로운 세계의 문을 두드렸을 것이다. 

 

이렇게 의도치 않게 역사의 한 페이지가 채워지는 것 같다. 우리에겐 승리자가 된 Goliath나 David 둘 중에 하나가 아니라 Goliath AND David 우리에겐 둘다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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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on Musk가 왜 하필 로켓 사업에 들어가려고 했을까? 당시에 Zip2와 Paypal로 인해서 이미 부자의 반열에 오른 그였지만, 왜 하필 로켓이었을까? 나중에 더 다루겠지만, 일단 그의 가족에 대한 배경과 어린 시절로 가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성공한 창업자의 많은 경우에서 집안 자체가 창업가 집안 인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Elon Musk의 경우는 딱히 그렇지는 않지만, 그 피를 물려 받은 건 사실인 것 같다. 책에 의하면 Elon Musk의 외할아버지가 꽤나 괴짜셨던 것 같다. 사실 그의 그 괴짜스러움이 어디서 왔겠냐만은 소형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세상을 보고 혹은 비행기가 고장이 났을 때도 직접 고치기도 하였던 것을 직접 경험한 어머니의 영향이 컸으리라 생각한다. 아마도 엘론이 어린시절 크면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테고 자연스레 그러한 정신이 몸에 배였을 지도 모른다. 

 

거기에 타고난 관심과 집중력이 더 해졌으리라 생각을 한다. 어린 시절부터 만화와 게임을 좋아하고 그러면서 우주와 다른행성에서 사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왔을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모르면 꿈꿀 수 없다고 했고, 나역시 어린시절 거제도에서 살때는 아이들의 꿈이 대통령 아니면 과학자였다. 대통령은 9시 뉴스 첫 꼭지를 항상 장식했기에 모를 수가 없었고, 그당시 로보트 태권V 같은 만화를 보면 항상 과학자가 나왔기에 그 영향이 컸으리라고 본다. (왜 그 로보트 태권V의 훈이가 꿈이 안되었는지는 모를일이다). 울산으로 전학 온 후에도 선생님이 비슷한 질문을 했는데 그때 잊지 못하는 한 친구의 말 "외교관". 아마도 태어나서 그 단어를 처음 들었던 것 같다. 뜻은 몰랐지만 멋있게 들렸다. 그렇다. 사실 알지 못하면 꿈을 꿀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정부가 창업에 대해서 단기적 성과를 위한 투자의 영역보다는 이런 기반이 되는 곳에 투자를 해야한다고 생각을 한다. Mariana Mazzucano 교수의 The Entrepreneurial State을 보면 정부는 민간이 하지 않는 영역에 투자를 해야한다고 나와 있다. 최근 기사를 살펴보면 '유니콘 XX개를 위해서 XXX억원을 투자한다'는 식의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스타트업 자체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부분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너무 많은 투자로 인해 오히려 스타트업이 치열한 경쟁을 통하여 경쟁력있는 성장을 이루기 보다는 오히려 보조금을 통한 "쉬운" 성장의 루트를 타는게 아닌가 우려되고, 결국 그것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한국의 교육적 특수성을 살펴볼때 대학교 전에 누군가가 아주 다양한 경험을 하기는 쉽지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초중고 그리고 대학생들에게 이러한 새로운 분야에 대한 꿈을 키워주는 씨앗을 뿌리는 일에 정부가 더 투자를 해야한다고 본다.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놀라는 것 중에 하나가, 정말 진짜의 것들을 접할 일들이 많다. 시골에 있지만, 이곳에서 직접 Airshow 같은 기회를 통해서 비행기, 헬리콥터를 직접 타보고 조종석에 앉아보고 군인들과 조정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이런 실제의 경험들은 그 아이들이 자신만의 꿈을 꾸게 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울러 나 역시 나이 40이 되어서야 미국에 와서 실제 로켓이 발사하는 장면을 눈으로 직접 봤을때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 실제의 경험들이 쌓여서 자신 들의 꿈을 만들어 가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아마 엘론도 그 당시에는 몰랐을 것이다. 그렇지만 만화를 보며 우주로 나가는 꿈을 꾸고, 백과사전을 보고 자료를 찾아보며 직접 추진체를 만들어서 실험해보는 경험을 어린 시절부터 할 수 있었기에 자신의 꿈을 잊지 않고 발전 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부모로써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팟캐스트 조강의 4cents를 진행하면서 만났던 많은 창업자, 투자자 들의 부모님이 자신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 혹은 다른말로 방치 했던 것은 자신이 그 꿈을 지속적으로 키워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마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부지불식간 찾아올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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