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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을 써놓고 가만히 다시 '내가 왜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나?'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물론 2편에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Friends로 미국을 접한 막연한 'American Dream'이 한 몫 했을 테고 별생각 없이 떠났던 배낭여행을 통한 짧았던 외국 경험이 그 트리거가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러다 보다 더 '단순한 이유들도 많이 있었네!'라는 생각이 들어 보태기 편을 더해 본다. 

 

대전에 계신 분이 아니라면 잘 접할 일이 없어 아마 익숙치 않을 테지만, 정부출연연구원은 매년 예산이 100% 정부에서 자동적으로 배정이 되는 것이 아니다. 연구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략 30~40% 정도의 기본연구사업비가 기본 배정이 되고 나머지는 정부 사업비를 따와야 한다. 이 따와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경쟁이라는 말이고 좋은 프로젝트를 만들고, 해당 부처의 공무원을 설득하는 등의 지난한 과정이 뒤따른다. 그 외에 각 출연연구원은 (평가기준이 종종 바뀌어 다르지만, 내가 근무했을 때는) 매년 평가를 받았어야 했고, 그러다 보니 업무의 강도가 꽤 센 편이었다. 거기에 기계를 잘 몰랐던 (학부 전공은 경영, 석사전공은 IT Business) 나로서는 고등학교 공업 시간 이후 기계에 대해 처음 듣는 단어들로 가득한 연구원에서 계속해서 학습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업무의 속도는 느릴 수밖에,

 

그런 이유로 야근도 꽤 많은 편이었고, 명절이 될 때면 번 아웃되어 있는 때가 많았었다. 당시 나의 동생은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는데 방학이 있는 그의 삶의 얼마나 부럽던지.. 그러면서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었다. 정말 이상적인 생각이겠지만, 몇 가지를 정리해 봤는데,

 

1. 일단 내가 흥미를 가지는 일이었으면 좋겠고 그 일의 결과가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2. 방학처럼 긴 휴식 혹은 재충전을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3. 간혹 세계 곳곳을 둘러보며 새로운 곳을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4. 업무시간에 대한 자유도가 있어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5. 그러면서 어느 정도 생활이 될 정도의 연봉이 된다면 더욱 좋겠다.

 

물론 이것을 읽는 독자들은, '다 좋은 것이네' '그런 게 어디 있겠나' 라며 코웃음을 치시겠지만, 그리고 당연히 누구나 원하는 것이겠지만 정말 이상적인 생각을 정리해본 것이다. 그러면서 과연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으로 이러한 것에 가까운 직업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니 자연스레 교수가 떠올랐다.

 

학부가 경영학과이고, 석사를 IT Business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경영학과 교수를 접할 기회가 많았고, 이런저런 글을 통해서 미국에서 경영학 교수는 월급도 다른 과에 비해 높은 편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이나 학회활동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쨌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교수가 아니던가 그래서 '교수는 본인만 좋다'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이니. 자연스레 오! 한번 꿈꿔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대학의 경우는 AACSB(Association to Advance Collegiate Schools of Business)라는 미국 중심의 인증제도가 있는데 (*이외에도 유럽 중심의 EQUIS - EFMD Quality Improvement System와 영국 중심의 AMBA - The Association of MBAs가 있다, 대략 전 세계에서 5%의 경영대학이 이 인증을 받고 있다. 이 AACSB소속 대학들의 정보를 정리해서 매년 Report를 하는데 2019년의 경우 경영대의 Management 분과의 조교수(AssistantProfessor) 연봉의 평균값은 $107,900이다.(https://www.aacsb.edu/-/media/aacsb/publications/data-trends-booklet/2019.ashx?la=en&hash=84E51D3E6928ECADF6E8D51D41E64C0D58ED48B8)

 

거기에 다른 공대와는 달리 포스닥(Post Doc) 경험이 거의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박사과정 프로그램을 잘 마치면 대부분 학교로 바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것을 위해 대신 입학의 문이 아주 좁고 프로그램을 타이트하게 관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또한 박사의 경우는 거의 등록금과 이에 더불어 생활비(Stipend)를 지원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검색 결과를 얻게 된다. (학부를 무모하게 준비했던 나로서는 이는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회사나 기관에 따라서 개인의 유학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종종 있기는 하나, 내가 근무할 당시 연구원에서는 포닥 연수에 대한 지원은 있었지만 학위를 위해서 유학을 하는 프로그램은 없었고, 지난 편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국내의 경우는 대부분의 학교가 서울에 있었기에 현실적으로 업무와 학위를 동시에 하기가 힘들었다. 아무래도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적극 활용하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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