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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단어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헬스장이나 Gym이라는 말로 쓰이는 것 같은데, 글을 시작하다 보니 헬스장이라는 한국식의 표현이 가장 적합한 표현인 것 같아서 선택한 단어임.

 

사실 펠로톤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호기롭게 던져 놓은지, 벌써 석달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연초의 매일 쓰겠다는 그 호기로움은 어디 갔냐고 독자들께서 호되게 질타를 하실 것 같다. 그렇다... 귀찮았다.

 

귀차니즘의 인문학적 토대는 생각보다 대단히 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누군가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고, 자면 꿈꾸고 싶다'라는 게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마 나의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셀 수 없을 만큼 위에 계신 조상님들도 이 말씀을 하시며, 동굴에서 사냥은 안 하고 낮잠 늘어지게 자지 않았을까 싶다.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간 거냐)

 

그렇다! 교수가 되면 가장 좋은 것 중에 하나인 여름방학을 맞아, 그동안 코로나로 지치고 갇혀 있었던 갑갑함의 발로라 핑계를 대고 싶다. 그러면서 바닷가를 나가 온몸을 잔뜩 태운채 바다낚시와 밀린 일들을 처리했다. 여전히 핑계라 아니할 수 없다. 그냥 여유를 가진 김에 푹 여유를 가져버렸다. 솔직하게 고백을 하고 시작한다.

 

사실 그와 더불어, 사람들이 왜 헬스장이라는 것을 만들었을까? 하는 고민에 빠져 사실 어디서부터 이 글을 시작해야 할지 도통 갈피를 잡지 못한 점도 있었다. 사실 원초적 이유라면 헬스장이라는 것은 사람이 육체적 미에 관심을 가졌어야 할 테고 (사실 미술은 잘 모르지만, 그 미를 남기기 위해 인물화를 그리지 않았겠는가 싶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보릿고개 등 예전에 생산성이 지극히 낮을 때야 몸을 가꿀 여력이 없이 그저 여기저기 앙상하게 뼈만 남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헬스장이라는 것에 대한 필요조차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면 헬스장은 적어도 두 가지의 전제 조건이 필요해 보이는데, 1) 먹을 것이 그나마 풍족할 것 (그래야 뚱뚱해지니), 2) 사람이 육체적 미에 관심을 가질 것, 이라는 본질적으로는 하나의 같은 조건을 가진 (먹을 것이 풍족해 사람들이 여유가 생기고 그렇게 자신의 몸과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 것으로 보아, 지금으로 부터 멀지 않은 시간에 헬스장이 생겼으리라 생각을 했고, 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올림픽이 시작되면서 운동경기가 국가 간 자존심 대결 양상을 보이며 Elite 체육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이러한 헬스장 (Fitness industry)이 공공에서부터 민간으로 점차 파급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사실 이 두 가지가 조금 다른 형태인데, 첫 번째 헬스장이라고 하는 것이 주로 일반 시민들의 운동을 위한 욕구를 충족해 주는 반면, 후자인 Gym(체육관)은 전문적인 운동선수를 체계적으로 기르기 위한 접근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인터넷을 조금 검색을 해보니, Gym(체육관)이라는 것은 앞서 이야기한 바 대로 그리스어인 Gymnasium에서 유래가 된 것으로, 전문 운동선수를 교육하고 훈련시키기 위한 시설로 보면 되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는 운동경기에 따라 꼭 실내일 필요는 없다. Wikipedia의 역사에 따르면 (en.wikipedia.org/wiki/Gym) 최초로 기록된 체육관은 약 3000년 전 고대 페르시아에 Zurkhaneh라는 지역이 있었는데 여기는 체력 단련을 목적으로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며, 아마 백과사전을 좀 유심히 읽었던 분이라면 (혹은 역사책을) 한 번 즘은 보았을 로마의 대형 목욕탕이 이러한 체육 시설과 함께 붙어 있었다고 한다 (이 시설에는 모자이크로 운동 챔피언을 꾸며놓았다는데 - 사실 요즘 목욕탕 시설과 다를 바가 없다. ㅎㅎㅎ)

 

독일에서는 1811년에 Friedrich Jan이 야외 체육관을 만들었으며, 이것이 미국에 들어가 1827년 Maine에 Jahn 모형을 따다가 만들었다고 한다. 최초의 실내 체육관은 1852년에 Adolph Spiess가 Hesse에 지었다고 한다. 이후 Turner movement*의 일환으로 1848년부터 체육시설을 지어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 YMCA를 중심으로 체육시설이 확충되기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 Turner movement는 독일의 문화와 체육문화, 정치, 노동운동 등을 전파하기 위한 운동.

 

Fitness center로 검색해보면, 최초의 Public Gym은 1847년에 파리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와 최초의 public health club은 1947년에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타모니카에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정의에 따라 애매할 수 있어, 무엇이 먼저다 딱히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조각조각의 사실을 모아볼 때 일단 문화와 교육혁명의 일환으로 체육 교육이 소개가 되고 체계화가 되면서 체육관 시설이 생기고 이것이 Turner movement와 같은 통로로 전세계에 전파되었으며, 이들이 전문화가 되면서 헬스장으로 발전한 패턴으로 보인다.

 

종합해 볼때 19세기 중반 정도에 운동에 대한 전문적인 시설들이 시작되었음은 사실로 보인다. 19세기는 대략 어떤 시기일까. 1808년 나폴레옹 전쟁, 1830년 프랑스 7월 혁명 등을 꼽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산업혁명이 18세기 말에 시작하여 19세기에 전 세계를 바꾸어 놓았던 시기라는 것이다. 이전 봉건제가 해체가 되고 이전보다 좀 더 자유로운 형태의 농민층 및 노동자 계층이 나타남과 동시에 식민지 지배 등으로 자본 역시 확보가 되는 시기이다. 즉, 앞서 전제했던 먹고살만하고 자신의 미에 신경을 쓸 수 있을 만한 사회적 경제적 상황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흥미롭게도 이 미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 보니 그럼 Fashion 산업은 언제부터였을까 찾아보니 이 시기와 대략 맞아떨어진다. 본격적 Fashion 산업의 시작이 18세기에 프랑스 왕족 (왕비의 드레스 메이커)과 귀족으로부터 시작하여, Charles Frederick Worth(1825-1905)가 최초의 근대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것을 보면, 대략 19세기에 이 패션 산업의 성장이 함께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옷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 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될 터인데, 이 당시는 미술에서도 격변의 시대라 불린다고 한다. 사회적 변화에 발맞추어 미술 또한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고 혹은 미치며, 다양한 사조가 나타났다고 하는데 크게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로부터 시작하여 19세기 말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아르누보, 상징주의 등의 다양한 사조들이 나타나고 사라졌다고 한다. 미술에 대해 전문가도 아니고 거의 문외한에 가까워 이를 논할 생각은 없지만, 일단 다양한 형태의 미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펠로톤 이야기를 쓴다면서, 헬스장의 역사, 체육관의 역사, 하다 보니 패션디자인의 시작과 미술사조에 까지 들먹이게 되었다. 너무 많이 와버린 것 같다. 사람의 미에 대한 탐구와 욕망은 사실 끝이 없을 것이다. 그 오랜 욕망을 반영하는 것이 바로 이.. Fitness industry가 아닌가 싶다. 다음 편에서는 fitness industry에 집중하는 걸로.....

 

역시 펠로톤에 대한 글은 펠로톤을 막 탄 이후에 써야 제 맛! (내 최애 trainer, Matt Wilp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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